"27년 교직 생활 중 가장 힘든 학교였습니다. 떠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계속 근무하고 싶습니다. 교사의 본모습을 회복하게 해준 학교입니다"

"등굣길이 재미있습니다. 오늘은 어떤 선생님이랑 포옹을 할까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선생님과 친해졌고, 수업시간에도 딴 짓을 안하게 됩니다"

취임 4주년 '현장과 경청' 행보를 잇고 있는 김 교육감은 이날 40분여 동안 전교생 494명을 등굣길에서 맞으며 인사를 건넸다.

용천중학교는 용인시 이동면에 소재한 학교로 15학급 규모에 교직원 51명이 근무하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학교폭력, 비행 등 학생들이 야기하는 문제가 간단하지 않았던 학교다.

그랬던 학교가 사랑과 행복이 넘치는 학교로 탈바꿈하게 된 데는 ‘사랑의 허그’로 대표되는 사제동행 프로그램이 힘을 발휘했다. 또한 이 프로그램을 밀고 나간 교사들의 자발적 노력과 진정성, 학생들의 공감이 합작해 이룬 결과다.

3월초, 교사들은 학교를 살리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던 중 ‘사제동행 10가지 프로젝트’를 실천에 옮기기로 하였다. 그리고 우선적으로 부적응, 문제아 학생들과 함께 뒤뜰야영을 실시한데 이어, 등교하는 전교생을 교문에서 맞으며 사랑으로 안아주기를 실천했다.

이날 김 교육감과 만난 학생이나 맞이하는 선생님 모두 “처음 어색하고 쑥스러운 분위기가 많이 극복돼 지금은 정착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등교맞이를 끝내고 가진 간담회에서는 새로운 학교문화를 이룰 수 있었던 다양한 이야기들이 쏟아졌다

이 학교 방효돈 교장은 학교문화를 바꾼 핵심 요인은 “진정성과 공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교사는 “아이들을 등굣길에서 안아 주니 교사 스스로도 인격적 성장을 이룬 것 같다”며 “학교를 바꾸는 것은 내부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의 힘”이라고 말했다.

학생들 역시 달라진 학교의 모습에 내심 놀라워했다. “선생님이 부모 같은 역할을 해 주니 학교가 가정 같다”, “흡연, 욕설, 반항 등 작년 모습이 기억나지 않을 정도다. 이젠 학생회 스스로 급식실 질서지키기, 청결한 학교 만들기 등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며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학교운영위원장, 학부모회장 역시 “학생과 선생님이 만들어가는 새로운 학교문화를 보며 부모의 역할을 새삼 돌아보게 된다”며, “자녀와 관계회복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김상곤 교육감은 “사제동행 프로그램으로 선생님, 학생, 부모님 모두가 1년만에 학교를 바꾼 것은 기적같은 일이다”며 “서로의 효능감을 회복한 용천중학교 모습이 경기교육, 나아가 대한민국 교육 전체로 공유되었으면 좋겠다”고 그간의 노고를 격려했다.

한편, 용천중학교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학생선도위원회 개최 건수는 지난해 58건에서 올해는 7건으로 급감했으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아직까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