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하루만이라도 답답한 세태의 소음을 벗어나 모든 걸 잊고 싶을 때는 동해남부로의 겨울바다 낚시여행을 떠나보자. 동해남부 바다엔 세가지 특별한 맛이 있다. 손맛, 입맛, 눈맛이 그것이다.

동해남부는 통상 울산에서 울진에 이르는 경남북 해안을 일컫는다. 해안선을 따라 형성된 갯바위와 백사장, 그리고 크고 작은 항포구에 만들어진 방파제는 낚시터의 여건을 제대로 갖추고 있다. 특히 포항~울진에 이르는 7번국도 해안은 낚시인들에게 노른자위 낚시터로 손꼽힌다. 경주의 감포, 포항권의 양포·구룡포·강사·대보, 영덕권의 강구~축산에 이르는 강축해안도로변의 창포·대탄·오보·노물·석동·경정, 울진권의 후포·기성·봉산·사동·망양 등의 갯바위와 방파제들은 겨울철 꾼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남해의 섬낚시터 못지않은 손맛을 안겨준다.

동해남부 최고의 어종은 역시 감성돔. 보통 30~40㎝급이 평균 씨알이지만 요즘은 45~55㎝급의 대형 감성돔도 심심치 않게 낚인다. 다만 동해 감성돔 낚시는 바람과 파도의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항시 일기를 주시해야 한다. 우리나라 전지역에서 ‘낚시의 적’으로 간주되는 북동풍이 동해안에서는 최고의 효자바람이 된다. 해안에 파도를 일게 해줘 물색을 흐려주고 물고기들의 경계심을 완화시켜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